진료할 때도 가끔 얘기하지만 캐나다에서 권장하는 최대 술 섭취량은 남자는 일주일에 15잔 (하루에 최대 3잔), 여자는 일주일에 10잔 (하루에 최대 2잔)입니다. 물론 기존 병력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이보다 적거나 아예 마시면 안 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최대 술 섭취 권장량이었습니다.
2021년 1월 30일 The Globe and Mail 신문에서는 캐나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신다고 밝혀졌고 또 곧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나온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술 한잔의 정의 (캐나다 기준)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뜻하는 1잔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캐나다에서 말하는 1잔은 순수 알코올 양이 17ml를 말하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와인이냐, 맥주냐 소주냐에 따라 그 양이 다릅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증류주 43ml, 와인 142ml, 맥주 341ml가 1잔에 속합니다.
한국분들이 흔히 마시는 소주의 경우 한 병이 340ml이고, 알코올 농도는 17%이니, 340ml X 17% = 57.8ml의 알코올이 들어있습니다. 소주 한잔의 용량은 주로 70ml 정도 되니 70ml X 17% = 12ml의 알코올. 즉 소주 3잔을 마시면 캐나다에서 말하는 술 2잔의 용량이 되고 소주 한 병은 3.5잔 정도 됩니다.
캐나다 권장 술 섭취량
그렇다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주일에 남자는 15잔, 여자는 10잔"을 생각하면 남자의 경우 일주일에 맥주 15잔 (작은 캔으로), 또는 소주 4병까지는 괜찮고 여자의 경우 맥주 10잔 그리고 소주 3병 정도가 됩니다. 얼핏 듣기에도 술을 정말 많이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각보다 많은 양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것에 대해 양이 조금 많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섭취량을 사실 정확히 지키기는 쉽지 않은데 아래 그림처럼 같은 맥주나 와인 이더라도 종류에 따라 실제 알코올 양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술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실제 연구결과보다 소문이 더 많은 편입니다. 임신했을 때 칵테일 정도는 마셔도 된다고 하고, 감기 걸렸을 때 소주와 고춧가루를 타 먹기도 하고, 조금 마시면 간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신 중 술은 적은 양도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일으키며,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기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간에 악영향만 끼칠 뿐입니다. 육체 건강 말고 정신건강에 스트레스를 낮춰줘서 도움이 되지 않냐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더 유발한다고 밝혀졌습니다. Lancet에서 발표한 2018년 연구결과에도 "가장 안전한 알코올 양은 0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술과 암의 상관관계
술은 또 특히 암과도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간암 외에도 대장암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고 또 여성분들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 또한 높아집니다. WHO에서도 술은 1급 발암제로 규정하고 있고 2011년 JAMA 연구결과에서도 유방암 확률이 술 섭취량과 비례하는 영향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캐나다 암 협회는 이미 위에서 말한 캐나다 정부 권장 술 섭취량보다 더 적은 양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Canadian Cancer Society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이 일주일에 5개피(남성), 또는 10개피(여성)을 피우는 것과 동일한 위험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최근 연구결과 때문에 호주에서는 술 권장량을 조금 낮췄고 캐나다도 그 추세를 따를 듯합니다.
새로운 술 권장량
의학연구를 하면 실제 연구결과는 보통 우리가 바라는 것과 다릅니다. 아쉽지만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우리 건강에 좋고, 귀찮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몸에 좋습니다. 작은 양의 술이 건강에 좋은 영향이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아직까지 증명된 바는 없습니다.
따라서 100% 건강만 생각한다면 술은 아예 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술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매우 깊게 자리 박혀 있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사회활동에서 좋은 시간을 가지게 해 줍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콜라가 우리 몸에 안 좋다는 건 누구도 알지만 가끔씩 우리 인생에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건강 문제로만 다가선다면 누구나 지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은 만들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각 나라에서 정한 알코올 섭취량은 단순 의학정보로만 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정했습니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술은 몸에 해롭다는 것은 인지하되, 인생에 행복할 정도로, 즐길 정도로만 적당히 마시고 과음하는 습관을 없애는 정도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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